목요일에는 1~1.5교시, 3~4교시, 5~6교시 이렇게 수업 세 개가 연달아 있다. 첫 번째 수업이 한 시간 반짜리 수업인지라 두 번째 수업 시간까지는 약 30분간의 여유시간이 있는데, 나는 그 자투리 시간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여유롭게 차를 한 잔 마신다든가, 빈 강의실에서 책을 좀 읽는다든가, 하다못해 꽤 긴 낮잠을 잘 수도 있다. 그런 자투리 시간이 한 시간 이상이면 할 일도 왠지 미루게 되고 따분한 기분마저 드는 것에 비해, 한 시간 안쪽의 여유는 시간의 절대량에 비해 참 알차게 쓸 수 있는 것이다.
요 며칠 계속해서 늦게 잠자리에 들어 좀 피곤했다. 맞춰놓은 알람시계 벨소리를 못 알아듣는다든지, 샤워하는 대신 세수만 한다든지, 아침을 급히 먹어 속이 더부룩해진다든지, 만원 지하철을 보내고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는 여유를 부릴 수 없다든지 하는 일은 밤늦게까지 밍기적댔던 대가라고 생각하면 대충 등가 교환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덜 자버린 시간 이상으로 피곤해지는 것은 왠지 가중처벌 당하는 기분이랄까, 후유증이 좀 가혹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피곤한 김에 그 30여분의 시간은 살짝 잠을 청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다음 수업 강의실에 들어가서 의자에 깊숙히 기대고 이어폰 볼륨은 들릴락 말락하게 맞춰놓고 눈을 감았다. 대형강의동인지라 의자가 기대기 좋은 구조인 것도 마음에 들었거니와, 일찍 가서 아무도 없는 강의실의 적막함도 좋았다. 언제나 쉬는 시간에 잠깐 잠을 청하면 잠이 들 때까지의 그 시간조차 아까워지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아까워할 겨를도 없이 금방 잠들었던 것 같다. 하긴 요즘 좀 수면시간이 부족했으니까.
살짝 눈을 떴다. 이런 젠장, 핸드폰 시계는 어느 덧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무리 피곤하다 하더라도 두 시간 넘게 잠을 자버리다니, 이건 이미 낮잠이라고 볼 수 없었다. 아니 그런 생각을 하기 전에, 이미 세 번째 수업인 독일어 시간을 넘겨버린 고로 선생님에게 한소리 들을 것이 뻔하다는 생각이 먼저 머리속을 채워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의실은 벌써 다음 수업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고, 수업 시작할 때가 다 되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내가 이상해 보이는 모양인 듯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꽤 됐다. 애가 상당히 부스스해 보여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학교는 산자락에 위치해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다음 강의실은 지대가 꽤 낮아서 달리고 있음에도 별로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강의실까지의 거리는 꽤 되었기에 마음은 꽤나 조급해졌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일. 이미 늦어버린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늦는 것은 이미 진행중인 상황이었다. 강의실에 거의 다 와서야 얼마나 걸렸을까 핸드폰을 꺼내 보았다.
이럴 수가! 시계는 11시 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잠결에 1시와 11시를 착각한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일어났을 때 강의실에 있었던 사람들은 나와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었고, 나는 수업이 시작될 즈음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린 것이었다. 이미 수업은 시작했을테고, 이제는 오르막길이 되어버린 루트를 되짚어 헐레벌떡 달려가서 잰 아까 나간 애 아냐 등의 시선을 받으면 두리번거리며 빈 자리를 찾아야 하는 운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단순한 착각 하나로 이런 삽질을 하다니. 차라리 이 수업 오늘은 째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랬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내가 잠시 잠을 청한 30분 사이에 일어났던 일이었다. 시간을 착각했던 일도, 강의실에서 헐레벌떡 뛰쳐나갔던 일도, 착각한 것을 깨닫고 허탈해하던 일도 모두 꿈에서 일어난 일이었던 것이다. 30분 사이에 그런 드라마틱한 사건을 저지르다니,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아 머리가 조금 아팠다. 고개를 흔들어 잠을 쫓고 수업준비를 하면서 그래도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래도 삽질은 다 꿈에서 해버렸으니 황당한 기분만 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그러나 그때 나는 내가 자는 동안 이미 선생님이 출석을 불러버린 것을 알지 못했다.
요 며칠 계속해서 늦게 잠자리에 들어 좀 피곤했다. 맞춰놓은 알람시계 벨소리를 못 알아듣는다든지, 샤워하는 대신 세수만 한다든지, 아침을 급히 먹어 속이 더부룩해진다든지, 만원 지하철을 보내고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는 여유를 부릴 수 없다든지 하는 일은 밤늦게까지 밍기적댔던 대가라고 생각하면 대충 등가 교환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덜 자버린 시간 이상으로 피곤해지는 것은 왠지 가중처벌 당하는 기분이랄까, 후유증이 좀 가혹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피곤한 김에 그 30여분의 시간은 살짝 잠을 청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다음 수업 강의실에 들어가서 의자에 깊숙히 기대고 이어폰 볼륨은 들릴락 말락하게 맞춰놓고 눈을 감았다. 대형강의동인지라 의자가 기대기 좋은 구조인 것도 마음에 들었거니와, 일찍 가서 아무도 없는 강의실의 적막함도 좋았다. 언제나 쉬는 시간에 잠깐 잠을 청하면 잠이 들 때까지의 그 시간조차 아까워지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아까워할 겨를도 없이 금방 잠들었던 것 같다. 하긴 요즘 좀 수면시간이 부족했으니까.
살짝 눈을 떴다. 이런 젠장, 핸드폰 시계는 어느 덧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무리 피곤하다 하더라도 두 시간 넘게 잠을 자버리다니, 이건 이미 낮잠이라고 볼 수 없었다. 아니 그런 생각을 하기 전에, 이미 세 번째 수업인 독일어 시간을 넘겨버린 고로 선생님에게 한소리 들을 것이 뻔하다는 생각이 먼저 머리속을 채워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의실은 벌써 다음 수업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고, 수업 시작할 때가 다 되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내가 이상해 보이는 모양인 듯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꽤 됐다. 애가 상당히 부스스해 보여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학교는 산자락에 위치해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다음 강의실은 지대가 꽤 낮아서 달리고 있음에도 별로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강의실까지의 거리는 꽤 되었기에 마음은 꽤나 조급해졌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일. 이미 늦어버린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늦는 것은 이미 진행중인 상황이었다. 강의실에 거의 다 와서야 얼마나 걸렸을까 핸드폰을 꺼내 보았다.
이럴 수가! 시계는 11시 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잠결에 1시와 11시를 착각한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일어났을 때 강의실에 있었던 사람들은 나와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었고, 나는 수업이 시작될 즈음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린 것이었다. 이미 수업은 시작했을테고, 이제는 오르막길이 되어버린 루트를 되짚어 헐레벌떡 달려가서 잰 아까 나간 애 아냐 등의 시선을 받으면 두리번거리며 빈 자리를 찾아야 하는 운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단순한 착각 하나로 이런 삽질을 하다니. 차라리 이 수업 오늘은 째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랬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내가 잠시 잠을 청한 30분 사이에 일어났던 일이었다. 시간을 착각했던 일도, 강의실에서 헐레벌떡 뛰쳐나갔던 일도, 착각한 것을 깨닫고 허탈해하던 일도 모두 꿈에서 일어난 일이었던 것이다. 30분 사이에 그런 드라마틱한 사건을 저지르다니,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아 머리가 조금 아팠다. 고개를 흔들어 잠을 쫓고 수업준비를 하면서 그래도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래도 삽질은 다 꿈에서 해버렸으니 황당한 기분만 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그러나 그때 나는 내가 자는 동안 이미 선생님이 출석을 불러버린 것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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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동윤아 ;;-- ㅋㄷㅋㄷ
푸른괭이/ 아 맞다....책들고 찾아가야 하는데요...-_-;;
마지막 줄에서 가슴이 아려옵니다. 출석미달로 f먹을 뻔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poirot/ 전 먹었던 적이 있답니다...>.<
흠. -_- 괜찮아 인생이 다 그런거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