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Acrobat Mystery Awards (3)

[아불라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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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단편                                                 

1) 삭제의 복원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 마쓰모토 세이초


어느 정도 족적을 남긴 작가를 접하다 보면 자신을 작가로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절박함을 일부나마 엿보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인생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마지막 부분을 좋아하는 것도, <속죄>의 에필로그 부분이 특히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도 모두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작가가 자신을 쉽게 드러내는 것은 아니고, 또 독자가 알고 싶은 것이 언제나 눈에 띄는 것도 아닙니다. 작품 속에서 작가로 들어서게 된 계기나 치열함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작가로서의 삶을 계속 견지하게 하는 일관성에 대한 해답을 찾기란 여간 힘이 드는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올해 출간된 마쓰모토 세이초의 출간 퍼레이드의 첫 테이프를 끊은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상>에는 모리 오가이에 대한 작품이 두 편 실려 있습니다. 근 40년에 가까운 기간을 사이에 두고 발표된 이 두 작품을 한 권의 책 안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후대의 독자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테죠. 저는 40년 동안 한 사람에 대한 관심을 온전하게 이어올 수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습니다. 동향 사람이라는 통속적인 이유를 들이밀어 봐도 그다지 만족스러운 대답이 되지는 못합니다. 이는 아직 제가 살아보지 못한 세월의 무게 탓일 수도, 작가가 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섣불리 구분 짓는 마음가짐 탓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됐든 결국 남게 되는 것은 작가에 대한 경외심입니다.

<삭제의 복원>에서는 그에 대한 단서를 일부 엿볼 수 있습니다. 작중에서 시라네와 하타타카가 나누는 대화를 보고 있노라면 흡사 젊은 시절의 마쓰모토와 나이 든 마쓰모토가 서로를 마주 대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이들의 대화는 모리 오가이의 알려지지 않은 삶의 편린을 품고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문호를 한결같이 바라보았던 그에 못지않은 대작가의 여정 또한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덧붙여서 이 두 사람이 서로 대립하는 모습에서 작가적 성찰의 면모를 읽어내는 것도 그다지 무리한 해석은 아닐 겁니다. 말년의 마쓰모토 세이초를 함축적으로 이해하는 데 이만큼 좋은 재료가 또 있을까요.



2) 트러블 메이커 (네 탓이야) - 와카타케 나나미

올해에만 와카타케 나나미의 단편집을 세 권 연속으로 읽은 터라 이 작가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기분입니다. 와카타케 나나미는 스펙트럼이 아주 넓은 작가는 아니어서 가장 마지막에 접한 <의뢰인은 죽었다>에 가서는 조금 시들해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 작가의 장점이라면 일상 속에서 악의가 드러나는 그 특유의 분위기를 굉장히 잘 만들어낸다는 점일 테죠. 이 점에 있어서만큼은 작가 고유의 브랜드를 확립했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달짝지근한 술 같아서 매일 마시기에는 좀 부담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쉽게 질린달까요. 이러한 사실을 일찍 발견했더라면 아마 국내 출판된 책들을 한달음에 읽어버리지 않고 조금 뒤로 미뤄놓았겠죠. 아껴가면서 읽는 것이 한 작가를 오랫동안 좋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이 작가의 탐정인 하무라 아키라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한 직업에도 특정 장소에도 오래 머물러 있지 않고, 사람에게도 부러 거리를 두는 하무라의 캐릭터는 은근히 곱씹는 맛이 있어요. 언뜻언뜻 보여주는 행동력이나 마음 씀씀이를 보게 되면 원래부터 이런 사람은 아니었으리라는 생각에 그녀의 과거 행적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죠. 독자의 입장에서야 이 외로운 탐정이 어디라도 마음 붙일 곳을 찾기를 바라지만, <네 탓이야>에서 일관되게 보여주었던 채도가 낮은 모습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같은 단편집에서 번갈아 활약했던 고바야시 경위에 대한 기억은 어느덧 희미해졌어도 하무라의 이미지는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이 단편에서 하무라는 그다지 활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단편에서 조금씩 구축되어 왔던 이 탐정의 캐릭터가 이 단편에 와서 완성된다는 사실은 분명하죠. 앞선 단편들을 읽으면서 하무라에게 조금씩 정이 들어가면서도 일정 단계에 도달하면 호되게 떠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태도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게 되어 마냥 너그러워집니다. 왜 그렇게 무거운 공기처럼 살짝 발만 닿은 모습으로 계속 부유하고 있었는지, 왜 절반쯤은 지레 포기한 모양새로 수동적인 도피 생활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그리하여 하무리 아키라라는 캐릭터는 소설 주인공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게 됩니다. 이 이상 자신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 단편은 어느 한 곳에도 쉽사리 정착하지 못하는 한 탐정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와카타케 나나미는 이 캐릭터를 여전히 끌어안고 싶어합니다.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인 만큼 고작 단편집 하나, 그중에서도 절반가량의 분량만으로 퇴장시키는 것은 독자들도 바라지 않겠죠. 그런데 이미 그녀의 인생에 뚜렷한 전환점을 찍어버린 터라 이후의 행보를 묘사하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바꾸든지 처한 상황을 바꾸든지 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용의자는 죽었다>에 등장하는 하무라의 모습은 별반 다를 바가 없어요. 제아무리 주변 상황이 바뀌었다 한들 사람의 성격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죠. 하지만 이건 소설 캐릭터가 택해야 할 방식이 아닙니다. 고작 라이벌 한 명 던져줬다고 해서 작가의 미련이 보상받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이 단편이 좀 더 각별합니다. 국내에 미출간된 장편에서는 이 사람의 태도가 조금은 달라졌을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작품에 손대는 대신 이 단편을 한 번 더 읽어보는 것이 하무라 아키라를 좀 더 잘 알 수 있는 방법일 겁니다.



3) 흐린 태양 (검은 화집) - 마쓰모토 세이초

마쓰모토 세이초의 단편집을 읽고 작성한 네 편의 리뷰를 시간 순서대로 다시 읽어보면 꽤 재미있는 논조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막판에 읽은 두 편의 단편집에 대한 감상은 미처 적어놓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이에 대한 글을 쓰게 된다면 그 내용 역시 그런 변화 과정의 연장선상에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러한 과정은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낯설고 저어되었던 작가의 스타일을 납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대표적으로 사건의 해결사 역할을 떠맡곤 하는 제삼자의 등장에 대해 처음에는 억지 해결인 것 같아 거부감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작가가 왜 우직하게 그런 해결 방식을 밀고 나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작품 내적인 완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줄기차게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작품화하여 세상에 알리려는 작가의 신념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거죠.

이렇게 작가에 대한 이해가 하나둘씩 쌓여가면서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게 됩니다. 가장 최근에 읽은 마쓰모토 세이초의 책은 바로 이 단편집이다 보니 여기에 수록된 작품들을 앞서 읽은 것들보다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다지 무리는 아니겠죠. 그중에서도 이 작품은 제가 앞서 읽은 단편들에서 흥미롭게 여겼던 요소들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습니다. <점과 선>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절묘한 시간차 트릭의 담백한 버전도, 사회문제를 대하는 작가의 올곧은 의식도, 자기 보신에 대한 투철한 의지와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은 순수한 선의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모습도, 특정 사안에 어느 지점까지 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담담한 고민도, 사건은 해결되었어도 세상은 그다지 변한 것이 없다는 서글픈 현실 인식도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 외에도 흥미로운 요소를 하나 더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건을 조사하는 세키와 마사코 콤비가 처한 현실과 그들을 묘사하는 정서 사이의 온도 차이입니다. 이 작품 첫머리부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상대방에 대해 우위를 갖지 못합니다. 조사 자체는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이루어져야 하며, 뻔히 보이는 길도 숱한 장애물로 인하여 돌아가야 하죠. 결정적으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잡는다 한들 그것은 도마뱀 꼬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조사를 행하는 세부 묘사로 들어가면 그 행보는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목표의식도 분명하고 세부 전략도 훌륭하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행동력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들의 사냥꾼 같은 행동에 비하면 상대방은 불쌍하게까지 보이며, 실제로 주인공 콤비가 좁혀오는 포위망에 조급해진 범인이 둔 무리수가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하죠. 이쯤 되면 조사를 행하는 쪽이 악당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변하지 않는 답답한 현실과 호쾌하기 이를 데 없는 행동력이 100여 쪽 남짓한 분량 안에 공존하고 있음에도, 이 둘 사이에는 그다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느 한 쪽에 주목해서 작품을 읽어간다 한들 그런 태도가 다른 한쪽을 갉아먹는 것도 아니고요. 전자가 작가가 인식하는 현실이라면 후자는 작가가 견지해 온 삶의 태도일 테고, 이를 보면 마쓰모토 세이초가 40여 년 동안 걸어온 작가의 삶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비교적 젊은 시절의 작가가 스스로를 몰아세우던 의지의 표명으로도 보이고요. 냉소적인 태도에 빠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해야 할 정도로 힘겨워하는 저로서는 이런 태도에 경탄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올해의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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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에이지 미스터리 중편선

한 해 동안 읽은 단편집을 헤아려 보니 14권에 달합니다. 평소에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단편집을 6권이나 읽어버렸다는 것만으로도 예년보다 충분히 많은 수의 단편을 읽은 셈이죠. 장편은 그 분량만큼이나 독자들의 긴 호흡과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작가의 호흡에 보조를 맞춰놓을 수만 있게 되면 바닥이 보이지 않는 물속에 한없이 빠져들 수 있죠. 반면 단편의 경우에는 자투리 시간만으로 한달음에 끝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랄까요. 아울러 단편이라는 형식이 갖는 이야기 전개의 특성상 좀 번잡한 분위기하에서도 빠져들 수 있어, 외출할 때나 잠들기 직전, 혹은 화장실에 갈 때-_- 우선적으로 손이 가곤 합니다. (참고로 <세계 호러 단편 100선>을 화장실에서만 읽어 석 달 만에 끝내버린 전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추리소설 독자인 제게 있어 단편 추리소설이 갖는 의미는 그 다양성에 있었습니다. 서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추리소설이 손에 꼽을 정도로 뜸하게 소개되던 시절, 단편 앤솔로지는 다양한 작가들을 접할 수 있는 보고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G. K. 체스터튼이나 존 딕슨 카, 에도가와 란포 같은 과거의 거장들을 처음 접한 것도, 루스 렌들이나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같은 현역 최정상에 있는 작가들의 이름을 알게 된 것도, 빌 프론지니나 에드워드 D. 호크처럼 이런 경로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접하기 힘들 것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줄리안 시몬즈나 앤서니 바우처 같은 이름만 이런저런 경로로 들어봤던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작가들이었는지 살펴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90년대에 소개되었던 단편 앤솔로지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 소개되는 단편집들은 좀 다르죠. 제가 올해 읽은 단편집만 따져 보더라도 두 권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한 작가의 작품들입니다. 아무리 다채로운 스타일을 장기로 삼는 작가라 한들 한 작가가 쓴 단편집 내에서는 어느 정도 일관성이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여기에 또 상당수의 단편집들이 연작 형식으로 구성되었으니 한 편 한 편을 각기 즐길 수 있는 동시에 전체적인 흐름을 느껴야 하기도 하죠. 깔끔하게 한 편으로 딱 떨어지는 스타일의 단편을 좋아하고 그런 점이 단편의 미덕이라고 생각하지만, 와카타케 나나미나 미나토 가나에처럼 연작 형식으로 이어진 단편에 강점을 보이는 작가들이 소개되고 널리 읽히는 모습에 나름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집중력으로도 장편을 읽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작가 입장에서는 연작 형식의 작품에서 보다 여유롭게 이야기를 짜맞춰 나갈 수 있을 테죠.

앤솔로지를 찾아보기 힘든 현 출판 트렌드에 딱히 불만이 있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앤솔로지로 드문드문 접하기보다는 개별 단편집처럼 풍성한 상차림으로 접하는 것이 여러모로 좀 더 낫죠. 앤솔로지는 추리소설 출판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시절의 일종의 타협책 같은 것이었으니,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는 불안정한 인기이기는 해도 현재의 트렌드가 가능한 한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게 됩니다. 제목이나 작가 이름만 보고 역시 번역 출간되기를 기다리는 단편집도 있고, 이미 앤솔로지를 통해서 특정 작가의 작품 한두 편을 접한 경우에는 개별 단편집을 통해서 이 사람의 좀 더 많은 작품을 접할 수는 없을까 하는 욕심을 부려보기도 합니다.

추리소설 출판 트렌드만 변한 것이 아니라 저 또한 변했다고 담담하게 인정합니다. 앤솔로지마다 수록되어 있는 몇 줄짜리 작가 소개가 소중한 정보였던 시절이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불로소득이라 느껴질 정도로 손쉽게 정보를 캐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봤던 작품들을 번역본으로 간단히 손에 쥘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고,  번역이 요원해 보이는 작품들의 경우에는 원서 또한 굉장히 손쉽게 구해서 읽어 볼 수 있게 되었죠. 그리하여 다양한 작가를 소개하는 목적의 추리소설 앤솔로지는 이제 그 효용을 상당 부분 상실했는지도 모릅니다. 저부터가 어느덧 더 많은 작품, 더 다양한 작가에 대한 갈증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단편집을 읽어가면서 슬슬 고전의 바다에서 졸업할 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읽을 만한 작품들은 다 읽었다는 식의 오만한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우아하면서도 발랄한 고전 작품들에 대한 애정이 식었다는 말을 하려는 것도 아니죠.  수많은 고전 작품들을 자양분으로 삼아 자라난 이 아이는 이제 현대 미스터리의 흐름에 유려하게 몸을 맡기면서 평생 미스터리 독자로 살아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추리소설 독자가 되면서부터 줄곧 겪어 왔던 시간적 불일치에 대한 위화감을 이제 떨쳐버릴 수 있게 된 거죠. 이름 높은 고전 걸작들이 뒤늦게 국내에 소개된다면 여전히 기뻐할 테지만, 이제는 고전 작품의 책 모서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기보다는 품 안에 소중하게 보듬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단편집은 제게 있어 졸업장인 셈입니다. 다분히 연극적인 고전 미스터리 특유의 무대장치를 보면서, 인물에게 주어진 배경만으로 짐작할 수 있는 전형적인 성격을 보면서, 이제는 클리셰가 되어버린 고풍스러운 트릭의 자취를 보면서, 추리소설 독자라는 사실을 처음 자각했던 때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이런 세계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찾아보게 됩니다. 추리소설 독자 생활이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앞으로 어떤 궤적을 그리게 될지 큰 그림을 그려봅니다. 이처럼 한결같이 은근한 애정을 갖고 대했던 대상이 제 인생에 얼마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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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연 [2010/02/09 08: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몸도 편찮으신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른 부분도 기대할게요.

    와케타케 나나미는 재작년에 읽어서 사실 별 기억이 안 나고, <삭제의 복원>은 저도 꽤 감명 받은 작품이에요.

    <골든에이지 중단편선>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 acrobat [2010/02/11 0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몸이 아픈 것은 훼이크...까진 아니어도 그것 때문에 포스팅을 못 한 건 아니어서 좀 민망합니다. 이제 어서 밀린 포스팅을 끝내야겠어요.

  2. 메이즈리크 [2010/02/09 1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쓰모토 세이초가 두편, 그리고 와카타케 나나미가 한 편. 모두 일본 추리소설 단편이 휩쓸었네요.

    작년에는 진짜 단편을 읽은 게 없군요. 올해는 단편도 좀 읽어야 하는데...

    acrobat mystery award 언제 나오느냐 재촉했던 사람으로서,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

    • acrobat [2010/02/11 05: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단편은 일본 미스터리가, 장편은 북미 쪽 작품들이 휩쓴 걸 보면 그 동네별 특징 같은 게 미묘하게 있나 봅니다. 완결 때까지는 계속 재촉해 주셔야 그나마 빨리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비밀방문자 [2010/02/10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4. tuppence [2010/02/10 1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무라 아키라, 좋죠. 마음에 드는 여탐정은 그다지 많지 않은데 이 아가씨는 정말 매력적이예요.

    꼼꼼하고 정성들인 리뷰, 올라올 때마다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잘 읽고 있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세요. 그리고 건강 잘 챙기세요. ^^;;;

    • acrobat [2010/02/11 0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무라 아키라 좋아요. 추리소설의 탐정들은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해도 옆에 있으면 꺼려질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하무라랑은 친분을 맺어도 적당히 서로 데면데면하게 잘 지낼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야말로 터펜스 님 블로그에 종종 찾아가곤 합니다. 뜸하게 포스팅이 올라오면 환호하면서...-_-)/

  5. Ryukio [2010/02/12 14: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띄엄띄엄 딴짓딴짓 하는 사이에 3회도 올라왔네요^^! 아이고, 정말로 수고 많으십니다! 2009 AMA 첫회가 연말에 시작했던거같은데 연초가 후다닥 지나가고 벌써 2월 중순이에요. 눈 깜짝할 사이...ㅠㅠ
    조금만 더 힘내시길, 화이팅\(=_=)/!!

    • acrobat [2010/02/12 2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딴짓은 제가 실컷 했죠. 아...진짜 민망해라...;;; 민망해서라도 어서 빨리 끝내버려야죠...라고 하고선 다른 책 리뷰질...-_-a